24/05/2026
#안준영개인전검은눈꺼풀 #석가탄신일정상운영
“(…) 그렇다면 안준영은 대체 무엇이 그렇게 불안하고, 두려운 것일까. 무엇이 그렇게 불안했고, 두려웠을까. 작가의 설명에 의하면, 그의 두려움과 불안은 시각의 부분적 상실과 통제할 수 없는 청각적 자극에서 시작되었다. 다시 말하면, 감각을 마음대로 통제할 수 없고, 왜 그런 것인지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는 데에서 오는 불안이다. 정확하게 볼 수 없다는 것, 그래서 정확하게 알 수 없다는 것은 작가를 불안하고 두렵게 만들었다. 감각을 일부라도 상실하게 되었을 때의 두려움은 가히 압도적이다. 우리는 오감으로 주변의 자극을 인식하고 인지하며 스스로의 존재를 인식하고 주변과 소통하며 살아간다. 이 중 하나라도 고장이 나면, 우리의 삶은, 일상은 불편해지고, 불완전 해진다. 시각예술을 업으로 삼아 살아가고 있는 작가가 시지각 기능에 문제가 생겼을 때 느꼈을 공포와 불안은 가히 상상이 되지 않는다. 몇 해 전, 눈에 염증이 생겨서 잠시 한 쪽 눈을 가리고 30분 정도 보내야 했던 경험이 있다. 한 쪽 눈을 가리고 움직인 것은 생각해 보니 그때가 처음이었다. 시력 검사를 할 때 한 쪽 눈을 가리지만, 그건 잠시이고, 한 쪽 눈을 완전히 가리고(시력을 인위적으로 상실한 채로) 움직인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는데, 분명히 다른 한 쪽 눈은 건강하고 이상이 없는 상태였음에도 불구하고 거리 가늠이 안되었고, 현기증이 나서 비틀거렸다.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는 것 조차도 조심스러웠다. 한 쪽 눈만 못 쓸 뿐인데도 이렇게 힘겹고 두렵다면, 도대체 시력을 완전히 상실한 세상은 얼마나 힘겨운 세상이란 말인가. 새삼 건강한 두 눈에 감사하게 되는 순간이었다. 그러니, 시지각에, 시력에 이상을 느낀 안준영의 불안과 공포는 내가 잠시 느낀 불안과 두려움의 몇 배, 아니 수 백, 수 천 배, 혹은 감히 비교할 수도 없을 정도로 컸을 것이다.
시력에 이상이 생기는 것은, ‘빛’을 잃어버리는 일이다. 빛을 잃어버리는 것은 생명력을 잃는 쪽에 가까워지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빛을 삶으로, 어둠을 죽음으로 표현하는 이분법적 비유도 있지 않는가. 안준영의 작업에서 빛과 어둠은 이렇게 도식적으로 구별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영화 에서 나온 죽음으로 유혹하는 빛을 작품에 투영시킨다. 또한, 어둠(밤)과 죽음이 그저 소멸을 의미하는 대상이 아님을 역설한다. 그렇다면 직설적으로 ‘빛’을 의미하는 제목인 는 어떠한가? 성상의 머리에 그려지는 광륜(후광)을 의미하는 연작은 안준영이 다양한 새의 형태를 빌어 그려내는 빛과 어둠의 또 다른 모습이다. 빛과 어둠은, 생명과 죽음은, 낮과 밤은 반드시 함께 존재하는 것들이다. 빛과 어둠은 서로 만날 수는 없지만 등을 맞대고 함께 존재하는 것이고, 모든 생명은 반드시 죽게 되며, 낮과 밤 역시 서로 만날 수 없는, 등을 맞대고 서로 다른 쪽을 바라보며 공존하는 존재이다. 과도한 예민함으로 어릴 적부터 신경증을 앓아 온 작가는, 자신의 존재를 인식하는 데에, 주변의 자극을 감각하고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그래서 자신의 존재에 대한 의심을 줄여주고 존재를 인식하게 해주는 빛을, 존재를 ‘구원으로 이끄는’ 빛을 잃을까봐 두려운 작가는, 그 빛을 분명하게 잡아 둘 수 있도록, 빛을 상실하지 못하게 하도록 한 화면에 어둠과 병치한다. 세심하고 집요하게 그어 겹치는 가는 선들로 빛과 어둠의 경계를 허물고, 생명과 죽음의 경계를 허물며, 낮과 밤의 경계를 허물면서 불안을 줄이고, 두려움을 해소한다. 그리고 그렇게 그가 그려낸 선들을 바라보며, 그렇게 그가 그려낸 빛과 어둠을 바라보며 우리 또한 불안을 줄이고, 두려움을 해소하며, 치유된다. 처음에 그의 그림을 언뜻 보며 느꼈던 기괴함과 공포는 어느덧 애잔함과 다정함으로 바뀌어 있다.(…)”
👁️ 임은신(큐레이터/도로시대표), 전시서문 중에서.
공휴무일은 휴무이지만,
석가탄신일인 오늘, 5월24일(일) 정상운영합니다.
일요일,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문활짝 열려있습니다.
월화공휴일은 쉬어갑니다.
지금, 삼청동이시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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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준영 개인전 • 검은 눈꺼풀
AHN Junyoung Solo Show • Black Eyelids
2026. 5.15. Fri - 5.31. Sun
서울 종로구 삼청로 75-1 (3층)
도로시 살롱 dorossy salon
수-토 Wed-Sat 13:00-18:00
일 Sun 13:00-17:00
월-화/공휴일 휴무 closed on Mon-Tue & Holidays
문의 information
(+82) 02-720-7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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