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01/2020
제가 그린 거의 모든 그림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구름'입니다.
그림 속에서 구름은 어떤 역할을 하고 있고, 무엇을 나타내고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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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이란,
[공기 중의 수분이 엉기어서 미세한 물방울이나 얼음 결정의 덩어리가 되어 공중에 떠 있는 것] 이라고 사전적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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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은 어떤 모양인가요? 구름이 가지는 형태를 설명할 수 있을까요?
'뭉게뭉게', '솜사탕 같은', '부드러운', '뿌연', 등 다양한 말들로 표현할 수 있지만 딱 하나로 정의내리기 어렵습니다. 시시각각 변화하며, 보는 사람에 따라서도 다르게 표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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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시간의 흐름
우리는 시간을 볼 수 없습니다. 주변의 변화를 통해 시간이 흘렀다는 것을 느낄 뿐입니다.
저는 구름을 통해 시간의 흐름을 보여주고자 합니다. 구름은 단 한순간도 멈춰있지 않고, 유유히 흐르며 변화합니다. 과거에서 현재로, 미래로 이어지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구름은 멈춰있지 않습니다. 구름을 보고 있노라면, 천변만화하여 시간이 흐름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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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변하지 않는 무엇
구름은 계속해서 변화를 갖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하지 않는 절대적인 흐름을 나타냅니다.
그 흐름은 절대자의 힘일수도 있고 자연의 섭리일 수도 있습니다. 우리의 삶은 이러한 흐름 속에서 이루어집니다.
매 순간 변하는 구름을 통해 변하지 않는 무엇을 나타내고자 하는 것입니다.
"우주에 변하지 않는 유일한 것은 '변한다'는 사실 뿐이다" 라고 한 그리스 철학자의 말을 표현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대상이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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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그림 속 움직임
구름은 정해진 형태도, 색도 없는 무형이면서도 유형의 형을 가집니다. 이러한 특성은 그림 속에 동적인 요소로 활용됩니다.
그림 속 구름을 가만히 보고 있으면, 분명 가만히 정지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움직이는 듯이 보입니다. 이는 초점이 분명하지 않은 형과 색이 만들어내는 착시효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람은 어떠한 대상을 볼 때 어떤 한 지점에 초점을 맞춥니다. 그 초점이 전체 윤곽이기도 하고, 그 중 어느 한 세부일 수도 있습니다. 줌인, 줌아웃으로도 설명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대상이 가지는 구체적 형을 파악하게 됩니다. 헌데 구름은 그 구체적인 형을 파악하기 굉장히 어렵습니다. 어디를 봐야 전체 형상을 볼 수 있을지, 그 세부는 어디를 봐야하는지가 분명치 않기 때문입니다. 눈은 초점을 찾기위해 구름을 훑게 되고, 그림 전체에 펼쳐져 있는 구름을 찾게됩니다. 구름을 쫓으면서 시선은 자연스럽게 그림 전체를 흐르게 됩니다. 일련의 과정을 통해 그림은 움직이는 듯 보이고, 그림 전체가 생기를 갖게되며, 감상자에게 새로운 영감을 불러일으키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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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속 표현된 소재들은 각각 상징적 텍스트를 가집니다. 그 텍스트는 정해진대로, 고정불변한 것이 아니라 어떤 대상과 함께 있느냐에 따라 새로운 의미를 가지기도 하고, 더 확대된 의미로 해석되기도 하며, 그 전에는 가지지 않았던 뜻으로 또 다르게 읽히기도 합니다. 최종적으로는 감상자가 가지는 개인적 경험과 생각에 따라서 의미를 가지게 됩니다.
그림 속 구름을 찾아보고 그 안에서 어떤 역할과 의미를 가지는지, 각자가 가진 구름에 대한 경험과 느낌을 생각하며 다시금 감상해보는 기회를 가져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