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1/2021
고등학생이던 그때부터
이곳저곳 끊임없이 크고 작은 무대들을
만나고 찾아다니고 그렇게 지내왔다.
그리고 2000년대 후반,
항상 적자를 기록하면서도 동료들과 함께
국내 유일의 시즌제 프리스타일 대회였던
‘프리스타일 원’ 무대를 만들고
참 힘들게 이어 나간 시절도 있었다.
대회가 끝나면 그대로 다같이
홍대놀이터로 몰려가서
또 몇시간 동안을 랩하며 놀았고,
해가 다 떨어져서야 헤어지곤 했었다.
물론 거의 항상 상혁이도 그 자리에 있었다.
그 당시 수 많은 클럽공연 중
내 수입이 되었던 공연은
열번 중 한번이나 겨우 있었을까?
수익을 갖던 공연장이 몇이나 있을까?
그저 우리 모두가
이 문화가 너무 좋았던 까닭이다.
항상 공연이 끝나면 서로서로
잔돈을 긁어가며 모여먹던
그놈의 고추장불고기와 소주까지도.
그 시절의 잔상들이 모두
사라지게 될까봐 겁이 난다.
그 많은 크고 작은 공연장들이
우리가 모여 살던, 모여 놀던,
그 공간들이 코로나로 인해서
모두 존폐위기에 놓여있다고 한다.
이미 다수의 공연장들은
코로나가 없던 시절에도 항상
적자를 뒤로 하며 버텨가던 곳들이다.
견디지 못해 이미 없어진 곳이 수십 곳인데
이제 남은 곳 마저 사라질 상황이라고 한다.
헉피가 던진 이야기와 움직임에
온전히 같은 마음일 뿐이고
이렇게 포스팅에서 읽혀지기 어려울
주절주절한 이야기를 적어내리고 있다.
어떤 방법으로든 도움이 되고 싶고
작은 힘이나마 보태고 싶은 마음이다.
힙합이라는 이 문화에 사는 이들이
오로지 돈만을 쫓는 움직임보다는
이 문화도 함께 지켜나가길 꼭 바라며
크고 작은 문화들이 모두 존재하는
더 넓고 멋진 동네가 되었으면 한다.
벨벳바나나, 긱라이브하우스, 캐치라이트, 롤링홀, 브이홀, 스팟, 크랙, DGBD, 프리즘홀, 디딤홀, 사운드홀릭, 뮤브홀...
지금의 우리를 만들어 준 소중한 이름들.
#2021년엔공연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