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01/2025
다사다난했던 2024년을 돌아보며
지난 11개월간 스페인에서 너무나도 소중하게 겪은 배움들을 품고,
마지막에 프랑스에서 쏘아올린 디즈니 오디션 합격이란 결과를
인생의 빛나는 한 장면으로 품에 안고 한국에 돌아왔다.
당연히 곧 올거라고 믿었던 디즈니의 연락이..
한달이 넘게 오지 않으며
계약서, 비자의 수순이 언제인지 도저히 알수가 없어졌다.
당연히 비자도 계약서도 얻게 될 줄 알았기에
한국에는 '잠시' 쉬었다간다는 느낌으로 왔는데..
(내가 그 비자를 해결해보려 얼마나 개고생을 했던가)
인생은 늘 예상대로 되지 않고,
입국 후 며칠 지나지않은
12월 한달안에 연달아 믿을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났다.
계엄령..
(중요한 건 계엄령 그 안에 얽힌 배후의 사람과
일들에 대한 추악함, 여전히 끝나지 않은 탄핵과정)
마음 아픈 항공사고..
민주화 이후에 태어난 내가 얼마나 그것을
당연히 여겼던가.. 한없이 반성되고
부모님 세대에 감사한 마음이 올라왔다.
정치뉴스라면 한없이 듣기 싫었는데 뉴스중독자처럼
불안해서 한달내내 손에서 뉴스를 놓지 못하게 됐다.
어쩌면 이 시기에 돌아온 것 또한 큰 배움이기에
'잘 돌아왔다. 정말 아프더라도 대한민국 국민으로
함께 아파할 수 있어 다행이다.'란 생각도 든다.
어쩌면 그저 나 하나 먹고 살기 정신없었던
가난한 예술가에서 완전히 새로운 환경에 던져진 경험을 했더니,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
예술가로서도 얼마든지 먹고 살수 있다는 경제적 안정에 대한 새로운 경험들을 하면서
세계속의 대한민국, 유럽에서 사는 한국인으로서의 나
이런 정체성에 대해 질문하게 됐다.
그러니 사회적 이슈에 엄청 신경쓰이고 참여하고 싶은
삶의 시기가 된 게 아닐까?
그건 좋으나,
내 개인의 미래가 불확실하단 생각에 한없이 불안함이 엄습했다.
미친듯이 유럽 어디든 워킹비자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유럽친구들에게 내 상황을 문자로 보내기도 했다.
혹여 8시간 늦은 파리에서의 전화연락을 못 받으면 어쩌나
계엄 이후 갑작스런 일이 또 터지면 어쩌나
밤새 긴장상태로 자다깨다를 반복하던 한달여의 시간을 지나고
이대로는 못 살겠다 싶어,
다시 호흡을 가다듬고
지금 정말 무엇이 중요한지 마음을 추슬러봤다.
조급할수록 더욱 변하지 않는 가치에 집중해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지금 당장 해결할 수 없고 알 수 없는 미래에 불안하기보다
당장 내 마음을 편하게 하고, 나를 채워주는 일들에 집중해보자.
책을 한줄이라도 꾸준히 읽고,
매일 나가서 햇볕을 보고 호흡하고 땀흘려 운동을 하고,
흘려버리기 아까운 내 스페인 오딧세이를
조금씩 기록하자.
프랑스 가게되면 정신없어서 더 기록 못 한다. ㅋㅋㅋ
이렇게 새해 첫날 등산도 하고, 유럽엔 없거나 매우 비싼
목욕탕 실컷 가서 신나게 냉온욕도 했다.
몸과 마음을 가다듬으며 2024년을 보내고
25년을 맞이한다.
언제 인생이, 세상이, 내 마음대로 된 적이 있던가?
마음만큼이나 간사하게 변화무쌍한게 또 어딨나?
미래는 아무도 모른다. 그러니 예측하고 욕망하기보단
내려놓고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하자.
지금을 충실히 사는 그 힘을 믿고 행동의 시간을 쌓아가는 것.
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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